[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정부가 가계부책 대책을 발표했지만 벌써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하고 다주택자를 겨냥해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DTI 전국 확대는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고 규제 회피를 목적으로 신용대출로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은 기존 정책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가계부채 문제에서 취약 차주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총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대책은 사회 양극화 차원에서 접근해 총량 줄이기라는 거시적인 문제를 놓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해내리 대출’을 출시한다. 해내리 상품은 저리에 자금을 빌려주고 경영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상품들은 이미 기존 정부 지원제도와 비슷하다. 기업은행이 올해 초 소상공인 대상으로 내놓은 상품과 신용보증재단이 시행 중인 신용보증대출과 대동소이하다.
가계대출 억제와 부동산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 경우 전체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자산이 감소하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밖에 지나치게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정책에 촛점에 맞춰졌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는 주담대 증가외에 서민들의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생계형으로 대출을 받은 것도 원인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옥죄고 실수요자들의 집사기를 막기보단 서민이나 중산층들의 일자리 등 소득을 늘려 빚을 덜 내고 빚을 갚는 정책으로 대책이 나왔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