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까지 중국 수준인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지역의 교류와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의 ‘신(新)남방정책’을 9일 밝혔다. 중국과 일본의 물량 중심 전략과 차별화된 사람 중심 교류로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현재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신남방정책 주요 내용인 ‘공동번영을 위한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새로운 방향’과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기조연설을 통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상호 경제발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더불어 잘사는’ 협력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6대 협력방향도 제시했다.
6대 협력방안은 △경제협력의 틀 복원 △협력분야 다각화 △기간산업 협력 강화 △사람중심 협력 △중소·중견기업 협력사업 △교역구조 전환 등이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이는 미래공동체 구상도 밝혔다.
현재 상품교역 중심의 한·아세안 관계를 기술·문화·예술인적교류 등으로 확대하고 교통·에너지·수자원 관리·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가 필요한 부분부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 공동체’, 안보 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 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협력(Prosperity)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를 '3P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분야로는 자동차, 경전철, 신도시, 5G, 에너지자립섬 등을 제시했다.
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경제협력 활로 마련과 교역과 투자를 다시 확대하기 위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구축된 인도네시아 경제인과의 네트워크를 유지·발전시켜 나감으로써 한국기업의 대 인도네시아 투자와 수출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그간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 중심의 통상 정책을 펼쳐 아세안 시장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GDP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4위의 인구대국(2억6000만명)이다. 2018년 아세안 역내 무관세화에 따라 전략적 투자처로서의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청와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에서 새로운 번영축을 만들 것"이라며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중국 수준으로 높여 2021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의 교역대상 1위국가인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2100억 달러 수준이다.
이날 양국 기업은 정부 관계자 배석 하에 산업 및 건설 분야에서 총 19억불 규모의 MOU 11건과 협약 3건을 체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총 87개 국내 기업·기관이 참석했으며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10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우리 측 대표 인사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CJ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용철 호전실업 회장, 정홍언 대상 대표이사,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는 로산 로슬라니 리캐피탈 그룹 회장 겸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회장, 신따 깜다니 신테사 그룹 회장 겸 상의 국제담당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