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웅현 기자] 충남 태안군이 어업인들의 어업환경 개선과 복리 증진을 도모하고자 국가 보조비 18억 원을 포함 총 20억 1,000만 원을 투입해 준공한 안흥(외)항 복지시설에 수협은행과 대형마트가 입점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서산수협이 비 지정권자 어항개발 사업으로 시행해 어촌 어업법상 어항편의시설에 해당하는 복지시설 건립을 목적으로 대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어항개발 사업을 득하여 해양수산부 소유의 국가 어항 부지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지난해 6월 14일 준공했다.

최초의 건립 당시 목적은 1~2층 모두 어업인 복지회관과 사무소가 자리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2층을 제외한 1층 222평 중 약 80평을 수협은행이 입점해 영업 중이며, 141평은 바다마트가 입점해 선수품 판매 및 주류 판매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서산수협의 위법 행위 민원을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 제기하였고, 그 결과 수협이 어항 시설 점용 사용허가를 득하지 않아 ‘어촌어항법’ 제38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차례에 걸쳐 태안군에 어항 개발사업 시행 허가 조건을 준수해 줄 것을 행정 권고했다.

하지만 태안군은 해양수산청을 신뢰할 수 없다며 해양수산부에 직접 질의한바, 또다시 선수품 보급시설은 ‘기능시설’로 지정되고 복지회관은 ‘어항편의시설’로 지정되어 제50조 위반 적용 여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고 나서야 준공 9개월 만에 뒤늦게 점·사용 허가를 했다.

주민들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태안군은 9개월 이후 점·사용허가를 정상적으로 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이라며,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여 복지시설이 어항개발 사업의 허가목적대로 이행되는지를 확인하고 승인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또 서산수협의 불법 판매시설 용도변경 문제를 태안군이 직접 해수부에 질의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정을 위한 것인지 반문하고, “해수부가 기능시설은 명백히 위법이라는 지적에도 행정조치를 할 근거가 없다고 답변서를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서산수협이 마트와 선수품 판매점을 개설, 선수 물자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사업에서 약 12억 원의 흑자를 달성한 것과는 반대로 지역민의 주 생업인 선수품 판매점과 마트는 고객 이탈로 인한 매출 부진으로 생계가 위협받는 지경에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주민들은 ‘어촌어항법’을 위반한 서산수협에 대해 복지시설을 본래의 취지대로 주민과 어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용도로 전환하여 최소한 체력 단련실 또는 어업인 샤워시설 등의 설치에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웅현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