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17일 열린 공판에 출석한 김양 부회장은 "대전저축은행 인수과정을 도와달라며 김광수 원장에게 돈을 건넸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2008년 9월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상가 부근에서 김광수 원장을 만나 현금 2000만원이 든 검은색 가방을 준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당시 김광수 원장이 "이렇게 많이 주시면 어떡합니까"라고 말했고, 거듭 권하자 마지못해 돈을 받았다는 정황도 김 부회장의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
뇌물 전달 이후 김 부회장이 한동안 김광수 원장과의 만남을 피한 이유도 밝혀졌다.
지난해 3월께 '김광수가 부산저축은행을 구명하기 위해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고위층에 부탁하고 다닌다'는 내용의 찌라시가 금융가에 떠돌자 김 부회장은 아끼는 후배인 김광수 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회장은 뇌물공여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도 털어놨다.
검사가 "김광수 원장에게 준 2000여만원은 적은 수준이고 실제로 10억 단위로 준 사람도 있었죠"라고 묻자 김 부회장은 "누군지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광수 원장은 2008년 3~12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저축은행이 대전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주는 대가로 26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원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수석 전문위원 재직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퇴출되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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