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당초 우려대로 이명박 당선자와 민주노총과의 간담회가 무산된 것과 관련,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문제를 비롯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면서 “(차기 정부가)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발끈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여의도 민주노총 1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당선자가 민주노총과의 간담회를 파기한 것은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살리기가 철저히 노동자,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민노총은 특히 “(간담회 파기는) 민주노총의 비정규투쟁과 공공부문 사유화저지투쟁에 대한 억압과 탄압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이 당선자의 친재벌 편향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인수위측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불법시위 주도 혐의로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으나 불응한 점을 문제 삼으면서 간담회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전경련에 속한 대부분의 재벌들 중에 이미 형 집행을 받은 범죄자가 많고 또한 이 당선자 본인이 지금 특검의 대상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지도 않으면서 유독 피의자 신분도 아닌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경찰조사를 받아야만 만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태도”라면서 “이는 간담회를 파기하기 위한 천박한 핑계거리”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 당선자는 비정규직문제를 비롯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면서 “민생은 철저히 외면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앞서 지난 23일 한국노총을 방문한데 이어 오는 29일 민주노총을 찾아 경제살리기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었다. 인수위와 민주노총은 지난 주말 간담회 의제 설정 및 수위 조절 문제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측이 한국노총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대해 이 같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침에 따라 차기 정부와 민주노총 간에 한바탕 대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