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은 국보 제1호인 숭례문 화재와 관련 11일 "숭례문이 전소 붕괴돼 안타깝고 비통하기 그지 없다"면서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철저히 화재 원인을 규명한 후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인 국보 1호가 소실돼 국민의 충격이 말할 수 없이 크다"면서 "방화로 추정된다고 하니 소방 당국의 오판과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앙상하게 뼈만 남은 숭례문을 바라볼 때 국민들이 갖는 허탈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이는 노무현 정권이 안전 업무에 얼마나 허술했는지, 신경을 쓸 데는 안 쓰고 엉뚱한 데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명색이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나라인데 국보 1호를 화재로 잃었다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며 "문화재 보호관리 체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가 드러나고 소방활동의 전문성 문제도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당연히 중앙정부, 지방정부 문화재 관리청, 소방당국 등에 책임이 있겠지만 국보1호에 야간 관리인이 한 명도 없었다니 예산 배정을 책임지는 국회도 책임이 크다"면서 "우리가 다 같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신년에 민족 혼이 담긴 국보 1호에 방화를 한 것은 그 동기가 의심스럽다"면서 "불순한 마음이 없었는지 검찰-국정원 합동 수사본부를 구성해 방화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문화재청을 관장하는 국회 문광위 회의를 열도록 조치를 하겠다"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다른 목조문화재의 상황을 살펴보는 등 대책을 세우고, 복원 문제 등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들어보겠다. 필요하면 행자위도 열어 문제점을 살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경숙 위원장을 비롯해 김형오 부위원장, 정동기 법무행정분과 간사, 김대식 사회문화분과 위원, 백성운 행정실장 등 인수위 지도부와 함께 소실된 숭례문을 방문했다.
앞서 이경숙 위원장은 오전 간사단회의에서 "우리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며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은 당대를 사는 우리의 책임인데 이를 지키지 못한 우리의 자화상이 부끄럽고 후손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인수위가 국가재난 관리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런 일을 또 한번 겪었다"며 "문화재 관리와 보존에 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며 이를 집행하는 정책 내용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당, 숭례문 화재 대책위 구성
대통합민주신당도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숭례문 화재와 관련해 당 차원의 대책과 향후 문화재 소실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위를 마련키로 했다"며 "화재 대책위는 이번 화재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목조 건물이 화재에 무방비라는 점을 감안해 문화재 보존대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화재 대책위원장에는 조배숙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문광위 소속 정청래 의원을 간사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