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가 채권추심 과정에서 비정규직 사원한테‘모니터링 적발(?)’을 이유로 무려 240만원의 벌금을 통보한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정규직에 대해 일부회사들이 구타 등 인간이하의 대접을 해 사회문제화 되면서 노동계의 핵심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일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LG카드는 통합채권팀 150여명의 여직원들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사규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추심업무 과정에서 통화 시간을 2~3분으로 정해놓고 시간이 초과할 경우 회사 모니터링팀의 집중 감시대상이 되는 등 제재를 받고있다는 것.
채권추심팀에 근무하는 김 모양은 “급여가 성과급 중심이다 보니 직원들은 무슨 수로든 채무자들로부터 카드 빚을 회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전화를 채무자보다 먼저 끊었다’거나 ‘불친절했다’등의 결과가 나오면 많을 땐 몇 백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폭로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심 과정에서 TM실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회수액 실적을 사측 관리자들이 매 시간 체크하고 있으며 실적이 나쁘면 실적순으로 일거리와 퇴근 시간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LG카드의 벌금체계는 그야말로 어디서 본적도 없는 혹독한 누적식이다.
처음 적발 땐 5만원으로 시작되는 이벌칙은 8번째 적발 땐 그 한 건만으로 180만원을 물어야 한다.
즉 8차례‘문제통화’가 적발되면 모두 600만원을 물게 된다는 것.
이 회사의 최근‘페널티 일람표’등을 보면 3월에도 직원 29명이 적발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4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됐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성과급 하나 바라보고 생리현상까지 참으며 전화를 돌려대는 직원들은 단 한두 통의‘불친절’전화 때문에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또 노동조건도 이유가 어떻든 사흘 이상 연속해 결근할 경우 바로 퇴사를 요구하고 병가는 물론 월차나 생리휴가조차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대해 LG카드는 페널티라고 하지만, 성과급 계산 방식의 일환일 뿐이며 벌금이 부과되는 직원들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LG카드는 3월말 대환 포함 연체율이 전월에 비해 2.11%p 줄어든 11.15%로 집계됐고 밝혔다.
이는 1년전인 지난해 3월 30.97%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것이다.
LG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34.37%를 기록했다가 3월부터 꺾이기 시작, 5월에 32.74%로 일시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하향 곡선을 그었다. 지난해 12월에는 17.24%로, 처음 10%대에 진입했다.
한편 3월말 대환자산 규모는 전월 대비 2857억원 줄어든 2조6636억원이었다.
LG카드측은 “대환자산 중에서 상환능력개선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3월말의 29.3%에 비해 약 2배 늘어난 65.1%”라며 “이는 부실자산 정리와 적극적인 채권회수를 통한 자산클린화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으나 박해춘 사장체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대목이다.
다음은 한직원이 언론에 투고 한 내용이다.
저는 대학생활 동안 4년 내내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엶많이 힘들고 고되더라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채권’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다행히 파견노동자 공급업체를 통해 엘지카드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는 부도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하루 밖에 쉬지 못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할 때도 저는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나올 수 없을 때도 결근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할당(전화로 접촉해야 할 연체고객자 명단)을 받는 날엔 점심을 거르며 일을 하기 일쑤였고,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들이 거의 모두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불평불만을 쏟아놓을 때도 저는 일한 만큼의 대가를 얻기 위해 묵묵히 일했습니다.
그렇게 1년7개월을 지냈습니다. 지방대를 졸업하고 4학년 2학기에 첫 직장으로 들어왔던 터라 사람에 대한 이유없는‘믿음’도 컸습니다.
이제 와‘과장님이나 다른 관리자에게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하는 후회로 제가 힘들어 하는 것도 그 믿음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엘지카드의 부당함을 어떻게든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내가 이리도 무력한갗하는 생각에 힘이 빠집니다.
회사가 적발한 불친절 전화로 인한 감봉 때문에 퇴직금 정산에도 막대한 피해가 가게 되었고‘자진퇴사’로 처리돼 실업급여 또한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딸 넷중 막내로 자랐습니다. 또한 부모님께서는 연로하시어 지금 칠십을 바라 보고 계십니다.
부모님이 외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넉넉지 않은 생활을 하시는 탓에 저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스스로 벌어 학교를 마쳤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는 라면 하나 사먹을 돈이 없어서 힘든 때도 많았습니다. 그 때 제가 간절이 원했던 것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괜찮으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장이었습니다.
그렇게 4년 동안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4학년 1학기만 마치고, 서울에 올라와 일자리를 알아본 덕분에 그해 9월말에는 엘지카드에 입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선 언니랑 같이 살게 되었는데 월세 돈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난 가을 생활이 힘들어 월세 방을 옮기려 집을 내놓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고 있고,‘공부해야겠다’며 뒤늦게 대학에 들어간 언니의 학비까지 도와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결국 3월부터는 집세도 제 때 못내기 시작했습니다. 밥과 김치뿐인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지만, 시골의 부모님에게 다달이 단 돈 몇만원이라도 부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꼬박꼬박 적금도 들고 아껴가며 생활했습니다. 그런 제게 이번에 회사가 통보한 벌금 240만원을 포함해 모두 400만원이나 되는 감봉 액수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돈입니다.
남들처럼 컴퓨터도 갖고 싶었고 카메라도 사고 싶었고 예쁜 옷들도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기약없는‘파견노동자’인 제 처지에 꿈조차 꾸기 힘들었습니다. 제 사회 경험이나 성실성이 부족한 것인지 세상이 험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