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공적연기금의 주주활동 부서와 주식운용 부서 사이에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월)의 구축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공적연기금의 미공개정보 차단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은 상장사 지분을 10% 이상 소유하게 된 주주 등이 6개월 내 단기매매차익을 얻을 경우 그 차익을 회사에 반환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내부자의 부당한 미공개정보 이용 유인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기금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닌 경우 이 규정이 면제된다.
하지만 금융위가 최근 배당정책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을 경영 참여 목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제도 개선을 추진해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이 면제되는 공적연기금의 주주 활동 범위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공적연기금의 주주활동부서·주식운용부서 사이의 차이니즈월 구축을 의무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단순히 부서 간 칸막이 설치뿐 아니라 △주주 활동 과정에서 얻은 정보의 부당한 외부 제공 금지 △외부 기관과의 회의·통신 기록 작성 및 유지 의무화 △미공개 중요정보 취득 관련 내부통제기준 보완·강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금융위는 공적연기금이 임원 보수를 제한하는 주주 제안을 위해 회사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하거나 서신을 교환할 경우 회사 재무 상태와 관련된 미공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측은 “실제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엄격한 기준하에 특례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적연기금의 차이니즈월 및 내부통제기준 적정성은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승인하며 승인 이후 공적연기금은 준수 내용을 점검해 그 결과를 증선위에 연 1회 보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