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新 수수료체계…택배기사 반발 갈수록 커져
상태바
CJ대한통운 新 수수료체계…택배기사 반발 갈수록 커져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5.13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갑인 택배회사와 을인 택배 기사와의 쌓여온 구조적 문제"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CJ대한통운이 새로 도입한 수수료체계로 인해 택배기사들의 집단 배송거부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8일 CJ대한통운은 “새로운 수수료 체계가 도입된 4월부터 오는 6월까지 석 달간 평균 수입이 기존 수수료 체계때보다 낮으면 그 차익을 배상하겠다”는 메시지를 전국의 택배기사에게 보냈다.

회사 측은 특히 새로운 수수료 체계가 택배 기사의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송 구역 면적당 평균 배송수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책정한 후 배송 수수료를 적용해 보다 객관적이고 형평성있는 수수료 단가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사 거점을 통합운영하면서 배송 밀집도도 2배 이상 높아져, 시간당 배송 생산성과 유류비 절감 효과도 나타나 택배기사의 수익성이 현재보다 40%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택배기사 처우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정규직과 더불어 협력사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지원제도와 건강검진 비용 지원제도를 시행하는 등 택배기사 복지와 수익 증진에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새로운 수수료체계 도입이 회사 측 말대로 실효성을 가지게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앞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 택배기사는 수수료체계 개편 이후 택배운송을 거부하고 있어 회사 측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CJ대한통운 택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인천·부천을 중심으로 시작된 배송거부는 지난주를 거치면서 서울·창원·청주·광주 등 전국으로 급속적으로 퍼져, 12일 현재 1000여대의 택배 차량이 동참하고 있다. 비대위 서울 대표 이상용씨는 8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이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CJ GLS가 대한통운을 통합운영하면서 택배기사들의 노동환경이 크게 나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은 배송 한 건당 880~950원의 수수료를 받아 생활하는데 회사가 800∼820원으로 수수료를 낮췄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소속 한 택배기사는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보통 200∼250건의 택배를 처리해 한 달에 받는 급여가 150만∼200만원 정도다. 택배 한 건당 3분 안에 처리해야 하는데 수수료를 낮추고 각종 벌금제도까지 도입하는 것은 노동자들 죽으라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새로운 체계에 불안해하고 있는 일부 택배기사들의 오해”라고 해명하며 “택배기사에게 벌금을 부과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으며 앞으로도 금전적 페널티는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규영 비대위 홍보실장은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은 택배 노동자에게 할당되는 택배 물량을 늘려주겠다는 건데 어떻게 지금보다 일을 더 하란 말이냐. 페널티 제도는 그대로 두고 적용 안 했으니 문제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갑’인 택배회사와 철저히 ‘을’인 택배 노동자들 간에 쌓여 온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사태”라고 규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