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해안의 초속 25미터 강한 바람을 타고 대형산불로 커지면서 민가가 불에 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불길은 인근 한울원자력발전소 구역과 북쪽인 삼척시까지 번졌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원전구역으로 번지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됐다. 산 아래부분에서 발생한 불은 정상 쪽으로 번져나갔다.
경상북도와 소방청 등은 오후 1시 50분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 오후 2시 10분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전면적 진화에 나섰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헬기 28대와 산불진화대원 417명을 투입해 진화 중이다.
산불로 오후 4시 기준 울진군에서 주택 12채, 창고 3동, 비닐하우스 1동이 소실됐다. 또한 북면 두천리, 상·하당리, 사계리, 소곡리 등 9개 마을 2215가구 3950여명이 마을회관이나 학교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불로 울진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이 두절됐다. 북면 한국수력원자력 사택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오후 1시 30분쯤 정전으로 인해 폐쇄됐다.
산불이 최초 발화 지점에서 약 10km 떨어진 7번 국도 주변으로 번지고 연기가 뒤덮여 동해안에 면한 7번 국도 차량 운행도 전면 통제됐다.
산림 당국은 지금까지 400~500ha(헥타르) 정도 불에 탄 것으로 추정했다. 축구장 크기(0.714ha)의 60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불길이 북쪽으로 번져 삼척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척시는 원덕읍 3개리 611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산불 지점에서 11km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한울원전도 비상에 걸렸다. 아직까지 원전구역에 불이 옮겨 붙지는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는 "한울원전 5기(1∼5호기)는 원자로 정지 등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피해나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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