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정책 등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여권 내분 사태나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아 자화자찬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20여분 간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거듭 강조했다. 새 정부 성과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것을 꼽았다.
이번 기자회견이 지지율 반등이나 국정동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은 회의적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사태의 요인으로 꼽힌 이준석 대표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전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며 국민의힘 내홍 사태에 대한 입장표명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과 관련해서도 "인사쇄신이라는 것은 국민 민생을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정치적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경찰국 신설에 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야권에서는 "빈수레만 요란,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윤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성과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국민의 냉정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지 말고 인적 쇄신을 비롯한 전면적인 국정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