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과 조건없는 대화 가능…외교적 해법 찾기 위해 노력"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북한이 최근 보름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3자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10일 언론 공지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닌 현실의 문제"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북 메시지로, 특히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은혜 홍보수석도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협력으로 국민을 지키겠다"며 "안보 태세에 적정 수준이란 있을 수 없다. 지나치다고 할 만큼 준비해야 지킬 수 있는 것이 국가의 안위"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발사훈련을 통하여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 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오전 평안북도 태천 인근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쐈다. 28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29일에는 평안남도 순천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지난 1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날렸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고, 지난 6일에는 평양 삼석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9일에는 강원 문천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보름간 7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연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고,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면서도 대화와 외교의 장이 열려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며 "위협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미일 3국은 우리의 안보를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나 그런 상황에 이를 이유가 없다. 그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김정은과 전제 조건없이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으며,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약속한 것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통화했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양자·3자 간 소통과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일 대표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한미일을 포함한 역내외 안보협력과 대북 억제력 강화와 북한의 고립 심화로 귀결될 뿐"이라며 "주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도발에 재원을 낭비하는 대신 대화의 길을 택할 것"을 촉구했다.
또 "빈번한 미사일 발사를 통해 도발을 일상화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모든 도발은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