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인구 고령화와 성장동력 약화로 국가채무 급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우리나라 재정수지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재정적자 누적→국가채무 증가→이자부담 증가→재정적자 확대’의 악순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경기와 관계없이 재정적자가 만성화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관리재정수지를 발표하기 시작한 1988년부터 올해까지 26년 중 4년만 빼고 모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23조4000억원, 내년 25조9000억원에 달하는 적자재정을 편성했고, 2017년까지 재정적자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적자가 이어지면서 국민 부담은 커지고 있다.
개인의 가처분소득이 1988년 93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707조3000억원으로 연 8.8% 증가하는 동안 국민부담(재정수입)은 21조1000억원에서 341조8000억원으로 연 11.9% 늘었다.
재정적자 누적으로 국가채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보다 2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명목 GDP는 1997년 50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272조5000억원으로 연 6.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국가부채는 60조3000억원에서 443조1000억원으로 연 14.2% 급증했다.
연구원은 한국의 재정수지 특징을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국세수입 증가세 약화 △▲비과세·감면으로 인한 세입 감소 △복지관련 재정지출 급증 △성장 관련 재정지출 감소세로 전환 △의무지출 급증으로 인한 탄력적 재정운용 곤란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정부 의지 미약 등 6가지로 요약했다.
저출산·고령화,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고 국민의 복지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복지지출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노인·청소년 분야 재정지출은 2013∼2017년에 연 23.5% 증가(4464억원→1조390억원)하고 공적연금은 연 10.2% 증가(3조3138억원→4조8786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R&D), 산업, 사회간접자본(SOC) 등 성장과 관련된 재정지출 비중은 그동안 증가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감소세로 전환할 예정이다.
재정지출 중 성장 관련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7.2%에서 2009년 19.5%로 상승했지만 2012년 16.9%로 하락했고, 올해 16.8%, 2017년 13.1%로 떨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재정적자 확대 요인을 완화하고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