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 관련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합의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북핵 위협과 관련해 한·일 양국을 넘어 미국을 포함한 3국 안보 분야 협력이 급물살을 탈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간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다가올 G7 정상회의 계기에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해 실현 방안에 대해 당국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3국 간 안보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계속되고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의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 한·일 그리고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을 통해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 정세도 한·일 간 협력을 한층 더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며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때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해 한층 더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일본의 참여를 시사했다. 그는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이 완결된 것이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또 공동 기획과 공동 실행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내용을 채워가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일본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확장억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외부 세력으로부터 핵 공격을 받는 경우 본토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으로 이른바 '핵우산'도 포함된다. 확장억제 강화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인 만큼 한·미·일 3국이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한 안보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정상회담 최대 화두였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안 등 과거사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기존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