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호실적에 네이버는 이달 들어 10% 가까이 오르고 어닝쇼크를 기록한 카카오의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0.48%(1000원) 오른 2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는 0.88%(500원) 내린 5만6000원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서는 네이버는 9.72% 올랐으며 카카오는 3.6% 하락했다.
실적이 주가를 갈랐다는 평가다. 지난 8일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5% 증가한 3305억원으로 시장 전망치(3071억원)보다 소폭 높았다. 매출액은 2조2804억원으로 전년대비 23.6% 증가했다.
광고 업황 부진이 계속됐지만 연초 인수한 포쉬마크의 흑자전환이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 특히 올해 공개 예정인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포쉬마크 연결 편입으로 개인간 거래(C2C) 중심의 외형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2분기 하이퍼클로바X 출시로 네이버의 주요 사업에 AI가 적용된다는 기대감이 나온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는 광고,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 사업에 AI가 적용되며 유저, 트래픽, 매출이 증가해 판매자, 광고주,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콘텐츠 적자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마케팅비 절감으로 거래액 성장은 다소 둔화되었음에도 일본을 비롯한 해외 유료 이용자수 증가로 40%대 웹툰 매출성장 이룬 점도 긍정적이다”며 “2분기 중 왓패드 현물출자를 통한 미국법인 통합이 완료되고, 하반기에는 해외 웹툰 수익모델 단계적 도입 및 스노우 적자 감소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했다.
반면 카카오는 1분기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1227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매출액은 1조7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 늘었다. 올해 예고된 카카오톡 개편은 기대요인이지만 강도 높은 신사업 투자는 단기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채팅방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세분화해 대화 대상과 관계에 초점을 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버티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며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 증가, CAPEX 증가로 상각비 부담이 가중되고 AI 모델투자가 확대되며 뉴이니셔티브 관련 비용은 작년보다 약 1000억원 이상 증가한 3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또 2분기부터 에스엠이 연결 반영되지만 AI 관련 비용 증가가 이를 상쇄해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이익보다 비용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