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항로 재개 및 공급망·첨단기술 협력 진전 기대
기회 닿는 대로 정상 간 셔틀 외교 지속하기로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지역 정세에서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 아울러 양국이 외교 안보 뿐 아니라 경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1일 오전 7시55분부터 8시30분까지 약 35분간 기시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양 정상은 우선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과 지난 7일 기시다 총리 방한에 2주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지난 두 달여 기간 동안 세 차례에 이르는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외교·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산업·과학기술·문화예술·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각급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으로 히로시마 G7 회의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한국-히로시마를 포함한 직항로의 재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원활한 운영,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 진전을 제시했다.
아울러 법에 의한 지배에 기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강조하면서 자유를 중시하는 많은 나라들이 서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또 양국 정상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 연대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이번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글로벌 어젠다에 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외에도 두 정상은 기회가 닿는 대로 정상 간 셔틀 외교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은 최초이며 한국 대통령이 위령비를 찾아 참배 드린 것도 처음"이라며 "지난 방한 시 기시다 총리께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총리님의 용기와 결단은 매우 소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기시다 총리도 "양국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며 "2개월 사이에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일한 관계가 적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의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에 양국의 과거사 치유 노력과 북한의 핵 위협에 한미일 3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