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연체 잔액이 불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집값이 떨어져도 집을 사는 사람은 없다. 완공까지 버티더라도 분양에서 성공할지 미지수다. PF 대출에 나섰던 제2금융권 회사들의 재무지표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회사(여전사)‧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부동산 PF 잔액은 13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에 비해 석 달 새 1조3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2.01%로 집계됐다. 작년 말(1.19%) 대비 0.82%포인트(p) 올랐다. 2021년 말(0.37%) 연체율에 비해선 5배 이상 뛰었다.
특히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등은 부동산 PF 잔액이 줄면서도 연체율이 올랐다. 신규 물량은 받지 못하면서 기존 대출은 줄줄이 부실 났다는 얘기다.
올들어 3월 말까지 석 달 새 PF 연체 잔액을 업권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은 10조5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고, 여전사는 26조8000억원에서 26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은 4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3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2.05%에서 4.07%로 올랐고, 여전사는 2.20%에서 4.20%로 뛰었다. 상호금융은 0.09%에서 0.10%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부실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호는 곳곳에서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은 11조8988억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50.8% 줄었다. 발행 건수 역시 59.6% 줄어든 336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은 만기 1년 이상 ABS, 3~6개월 ABCP, 3개월 이하인 ABSTB 등이 있다.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유동화증권 발행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를 시작으로 최근 불거진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등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부동산 PF 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2금융권의 연체율과 부실 리스크를 들여다보고,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