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농심은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75억원, 매출액 1조6979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04.5%, 13.8%씩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992억 원으로 62.6% 증가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분기 농심 국내사업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도 더해졌다.
1분기에 비해 2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15.8% 감소했다. 국내사업에서는 3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정세 및 이상기후 영향으로 전분, 스프, 시즈닝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원가부담이 가중됐단 게 사측의 설명이다.
농심의 상반기 성장의 핵심은 해외에 있다. 상반기 중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미국법인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25.2% 늘어난 3162억원, 영업이익은 536% 증가한 337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농심 미국법인은 대형 거래선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입점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월마트 등 미국 상위 4개 대형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농심 미국법인은 코스트코에서 47%, 샘스클럽에서 95%의 매출 성장률을 거뒀다.
미국시장에서 초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 생산 제품을 수출해 오던 상황에서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2분기 미국시장에서의 가격인상(평균 9%)과 4분기 이후 국제 해상운임 안정화 추세 역시 올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신동원 회장은 최근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