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충청, 호남, 영남 등 전국적으로 반발 기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24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한국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방류 반대 여론은 점차 커지는 형국이다.
23일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 방류 시점을 발표한 직후 전국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계와 인류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본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방류를 강행한다는 것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가 경험해본 적이 없는 일로, 해양 생태계와 인류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는 바다에 사는 160여만 종의 해양생물과 일본 어민·태평양 연안 관계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는 다시 회수할 수 없다"며 "미래세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도 같은날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오염수는 일본 정부가 끝까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핵폐기물"이라며 "일본은 모든 책임을 방기하고 해양 투기라는 범죄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런 결정을 막아야 하는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일본 정부, 도쿄전력과 한 편이 돼 전 세계를 위협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 경기행동과 충남환경운동연합·충남시민단체연대회의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방류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과 가까운 부산과 경남에서는 농성과 1인 시위 등이 빗발치고 있다.
한편 IAEA는 지난 22일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게시해 "오염수 방류 첫날부터 안전기준 부합여부 현장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뿐만 아니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국제적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불안 해소를 위해 오염수 방류 정보를 한국에 정기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7월 9일 방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고 만나 최종 보고서의 안전성을 설명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항의에 직면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조치로 들끓은 국내 여론이 잦아들진 미지수다. 민주당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방류 철회를 위한 전국적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