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43조원 감소…총지출도 59조원 급감
세수 진도율 56.5%…2000년 이후 가장 낮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올해 1~7월까지 나라살림 적자(관리재정수지 적자)가 68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연간 적자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 수입과 총지출이 대폭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가채무도 연간 전망치인 1100조원에 육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부진과 대중국 수출 저조가 지속되는 만큼 세수 펑크는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35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조7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 중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부동산거래 감소 등으로 소득세수가 줄고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도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는 세정지원 기저효과를 고려한 실질적 세수 감소분이 33조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세목별로 보면 부동산 거래 감소 등 영향으로 소득세(68조원)가 1년 전보다 12조7000억원 줄었다. 경기 침체 등으로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법인세(48조5000억원)는 17조1000억원 덜 걷혔다. 부가가치세(56조7000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1000억원 쪼그라들었다.
다만 기재부는 2021~2022년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세수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는 33조20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저효과 영향은 종합소득세 2조4000억원, 법인세 1조6000억원, 부가가치세 3조4000억원, 기타 2조8000억원 등 총 10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세외수입은 17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원 감소했다. 한국은행 잉여금이 3조7000억원 줄었다. 반면 우체국예금특별회계 이자수입은 1조원 증가했다. 기금수입은 보험료 수입 증가(4조8000억원) 등으로 전년보다 5조7000억원 늘어난 11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세수진도율은 56.5%로 지난해 64.7%보다 8.2%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기준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정부가 예상한 세금 규모는 400조5000억원이지만, 7월까지 절반 수준만 걷혔다는 의미다.
7월까지 총지출은 39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9조1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대응 사업 축소 등으로 예산이 전년동기 대비 13조2000억원 감소했고,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기금은 35조3000억원 줄었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늘어나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월 말 기준 37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흑자를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9000억원 적자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조9000억원 개선된 수치다. 7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보다 9조7000억원 초과한 수치다. 다만 전월보다는 15조원 개선됐다.
7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1097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4조5000억원 증가한 1097조8000억원이었다. 국가채무는 6월에 전월보다 감소했다가 다시 늘었다. 올해 본예산 기준 전망치(1101조7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부족한 수치다. 전년 말 대비로는 64조4000억원 순증했다.
1~8월 국고채 발행량은 131조1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000억원)의 78.1% 수준이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4조9000억원(경쟁입찰 기준 13조원)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국제유가 상승,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에 동조해 상승했다.
8월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 규모는 4조원으로 5개월 연속 순유입 중이다. 외국인 국고채 보유잔액도 8월 말 기준 21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