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관련 보고서 공유하며 "고용률, 사상 최고치 경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관련 지표가 조작됐다고 밝힌 데 대해 야당과 문 정부 인사들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면서 전·현 정부 대립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관련 보고서를 근거로 당시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당 정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 등을 들며 정부·여당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은 17일 감사원의 '문 정부 통계 조작' 발표에 대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작성한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를 근거로 반박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3년 9월14일 발행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김유선)의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를 공유한다"며 관련 자료를 첨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문재인·민주당 정부 동안 △고용률과 청년고용률 사상 최고 △비정규직 비율과 임금 격차 감소 및 사회보험 가입 확대 △저임금 노동자 비율과 임금 불평등 대폭 축소 △노동분배율 대폭 개선 △장시간 노동 및 실노동시간 대폭 단축 △산재사고 사망자 대폭 감소 △노동조합 조직원 수와 조직률 크게 증가 △파업 발생 건수와 근로 손실 일수 안정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김 이사장이 지난 14일 발표한 해당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고용노동정책을 중시한 정부였다"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상한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용노동정책은 노동계 숙원사업이었고, 소득주도성장정책의 핵심 과제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문 정부 당시 고용률과 핵심 연령층(15~64세)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60.8%, 2019년 60.9%, 2022년 62.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정규직 규모는 2017년 843만명(42.4%)에서 2022년 900만명(41.4%)으로 57만명 증가했지만, 비정규직 비율은 1%포인트(p) 감소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집권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 비중과 임금 불평등을 축소했고, 노동 소득 분배율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날 직접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최근 감사원이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관련 지표가 조작됐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여당까지 공세를 펼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통계청과 부동산원을 압박해 부동산·소득·고용 통계 수치를 조작하거나, 수치 정보를 왜곡하는 등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엉터리 경제정책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가격과 소득, 고용, 분배에 관한 정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왜곡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문 전 대통령도 국민 앞에 그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의 '문 정부 통계 조작' 발표에 야당과 문 정부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감사원이 해당 내용을 발표한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전 정부에 없는 죄를 뒤집어씌운다고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능을 감출 수 없다"며 국민께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정부 출신 관료 등으로 이뤄진 정책포럼 '사의재'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악마의 편집'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부풀리고, 증거와 진술을 악의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범죄를 만들어 낸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