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주력업 대비 비중 적고 중소건설사는 엄두 못내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중동 건설시장 수주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건설수주 대안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이 거론된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ESG 관련 사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SMR은 방사능 유출가능성이 없어 안전성이 높고 산지 등 내륙에 설치가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해안이 없는 국가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사업이다.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SMR 시장은 2030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SMR 시장이 2040년까지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원자력기구(IAEA) 역시 2035년까지 SMR 시장 규모가 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까지 전세계 SMR 발전규모가 최대 85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도 북미와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소형모듈원전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SMR 개발 및 사업추진 등에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홀텍 SMR-160의 설계와 구매, 시공에 대한 사업 독점 권한도 확보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동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폴란드 크리니차 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연내 바르샤바에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한국원자력연구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SMR과 해외 연구용 원자로, 사용 후 핵연료 저장 및 처분 기술 연구 등에 협력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7월에는 민관합동 ‘SMR 얼라이언스’의 초대회장사인 SK㈜의 그룹사 SK에코플랜트와도 국내외 원전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그룹은 지난 4월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테라파워와 차세대 SMR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6월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에 462㎿급 SMR을 공동으로 건설하게 됐다.
다만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 사업은 아직까지 기존 건설사업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주택업 대안으로 삼기에는 약하고, 중견‧중소건설사들은 신사업은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사 중에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 SMR 등 관련 신사업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중소건설사들의 경우 주택시장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 해외 수주는커녕 앞으로도 실적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