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저축은행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임직원 수도 가파르게 감소해 1만명이 붕괴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1만121명으로 전분기 말보다 105명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 1만명을 처음 돌파한 후 연말 1만311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임직원 규모는 1999년까지만 해도 2000명 대에 불과했지만 빠른 성장에 힘입어 2011년 5000명, 2016년 9000명을 넘겼다. 2021년 말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18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8.5% 늘었다.
최근 일자리와 점포 수는 크게 축소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의 정규직원은 전년 말 8597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8470명으로 6개월 새 127명이 줄었고, 같은 기간 비정규직원은 78명이 짐을 쌌다. 반면 임원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말 처음으로 700명을 돌파한 후 올해 처음 732명까지 불어난 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점포수도 1년 만에 11곳이 줄었다. 금융이 확대하면서 점점 점포 수를 줄여가고 있는 추세다. 상반기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본점, 지점, 출장소, 사무소 등 점포 수는 총 278개다. 저축은행의 점포 수는 2021년 상반기만 해도 300여곳이었다.
저축은행의 직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는 상반기 962억원의 손실을 냈다. 금리 인상으로 예금 이자율이 뛰면서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이 급증했고, 대출 상환 연체율이 오르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저축은행의 연체율 역시 5.33%로 지난해 말(3.41%)에 비해 1.92%포인트(p) 상승했다.
업계는 비대면 금융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점포와 임직원을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은 저축은행이 수익개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자칫 인력난과 금융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수익악화가 인력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비대면 금융 확대로 인해 불가피한 점도 있지만 금융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