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반대에도 추진 속도···총선 '수도권 열세' 반전 기대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2일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를 다룰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했다. 당초 계획한 태스크포스(TF)보다 격상된 규모로, 당이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더 중요도 있게 다루겠다는 취지다. 여당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메가 서울' 프로젝트가 내년 수도권 총선의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특위 위원장에 5선 조경태 의원을 임명했다. 지도부는 당초 경기도당위원장인 재선 송석준 의원을 특위 위원장에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안 주목도를 고려해 중진 인사로 선회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조 의원은 토목공학 박사 출신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도 가지고 있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쳤던 이력을 고려해 선임했다"며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선수도 비중 있게 높였다"고 밝혔다.
특위가 출범하면서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메가 서울'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당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에 찬반 입장을 요구하며 정책 동조를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게 아니라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 안팎의 반대 여론도 존재한다.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띄워놓고 보자'는 식의 정책 제안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이해관계가 다른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경제와 민생을 뒷전으로 하면서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며 "모든 절차와 방법은 무시한 채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중랑을 이승환·도봉갑 김재섭 당협위원장은 자신들의 지역구와 같이 서울 내에서도 낙후된 곳이 많다며, 당이 김포 편입보다 이러한 지역부터 챙겨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비판에도 여당이 '메가 서울' 정책에 매진하는 배경에는 이 정책이 내년 수도권 선거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현재 서울 편입지로 거론되는 경기 대부분 지역은 여당 열세 지역이다. 이슈가 먹혀들기만 한다면 해당 지역에서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표면적으로 국민의힘은 '메가 서울' 정책이 총선용 전략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슈가 가져올 수도권 여론 변화에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수도권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총선 전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총선까지 남은 5개월여 동안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당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