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이이찌산쿄, ADC 이어 mRNA까지… 제약핵심기술 패권 쥔다
상태바
日다이이찌산쿄, ADC 이어 mRNA까지… 제약핵심기술 패권 쥔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3.11.21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이이찌산쿄, 日정부 전폭적 지원 하에 mRNA시장 안착
글로벌 제약사 제치고 ADC분야서 ‘세계 1위’ 입지 구축
韓, 지원 미비로 mRNA 분야서도 日에 뒤처져
다이이찌산쿄 도쿄 본사. 사진=다이이찌산쿄
다이이찌산쿄 도쿄 본사. 사진=다이이찌산쿄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일본의 제약사 다이이찌산쿄가 차세대 핵심제약기술로 손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mRNA 기술을 모두 확보하면서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나타낼 전망이다.

21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일본 후생노동성과 자사의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해 2023년 회계연도 내에 140만 도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의 2023년 회계연도는 내년 3월 31일까지로, 일본도 자국 내 기술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 계약은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하위변위체인 XBB.1.5에 대한 백신이 후생노동성의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한다. 앞서 다이이찌산쿄는 지난 8월 일본 기업 최초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 이는 코로나19 오리지널 균주(우한주)에 대응해 개발된 것으로,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하위변위체(XBB)에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서 부스터 접종으로만 허가된 상황이었다. 이에 회사 측은 현재 오미크론 하위변이체인 XBB.1.5가 포함된 단가 백신(DS-5670)을 개발 중이다. 지난 9월 신약보충허가신청서를 후생노동성에 제출한 상황으로, 이는 올해 중 허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다이이찌산쿄는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mRNA와 ADC 분야에서 모두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ADC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 중 하나다. ADC란 암세포 등의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 결합해 미리 부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죽이는 기술이다.

다이이찌산쿄는 ADC 기술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들은 ADC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화이자와 로슈 등은 ADC를 먼저 시장에 출시했지만, 사실상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2023년 3월기(2022년 4월~2023년 3월) 기준, 엔허투의 매출은 전기 대비 3.2배인 2584억엔으로 확대된 바 있다. 이는 웬만한 국내 제약사의 전체 연매출보다 높은 액수다.

데이터 분석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29년 다이이찌산쿄가 관련 시장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해당 분야 선두 기업인 시젠과 로슈의 매출은 57억 달러와 35억 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둘을 합쳐도 다이이찌산쿄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제약사들도 mRNA 및 ADC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상태다. 다만 최근 생겨난 개념인 mRNA 기술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제약사들의 출발선이 같았던 만큼, 한국 정부의 업계 지원 부족으로 기술 확보에 뒤처졌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백신 분야로 한정한다면, 자국 내 기술로 자국민 접종 허가를 받은 것은 일본보다 한국이 먼저다. 다만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합성항원 방식)은 개발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한 것과는 달리, 다이이찌산쿄의 mRNA 백신은 개발 이전부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었다.

다이이찌산쿄 XBB.1.5 백신(DS-5670)은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및 후생노동성의 ‘백신제조시스템 긴급 향상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고 있다. 팬데믹 당시 일본 제약산업은 자체적인 예방 백신을 만들어내지 못해 자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일본 내각은 2021년 6월 국가 백신 개발 및 생산 전략을 채택하고, 5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1700억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백신 연구를 위한 인적 및 재정적 지원, 신속한 규제 프로세스, 바이오 스타트업 및 투자자 유인 등을 추진했다. 생산을 위한 후속 조치에도 일본 정부의 지원이 더해진다. 다이이찌산쿄의 mRNA 코로나19 백신 공장은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2027년까지 추가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다.

항암제 개발사 M사 연구원은 “신기술을 연구 중인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제도가 있지만, 이를 받기도 어렵고 액수도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투자금을 벌기 위해 국가사업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내세워 주가만 띄우는 얌체 업체들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