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 접수 첫날부터 문의는 다수…업계선 우려 여전
대기업은 아직도 잠잠…'유일 도전' 미래모바일, 전국 단위 신청 계획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신규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앞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모두 정부가 요구한 할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반납했던 만큼 이번 접수에서 제4이동통신사(제4이통)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다음달 19일까지 5G 28㎓ 신규사업자의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를 개시한다. 이번 할당은 통신 3사가 지난 2018년 주파수를 할당받았다가 망 구축 의무 등 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의 주파수 할당이 취소된 바 있다. 때문에 통신 3사는 이번 주파수 할당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정부는 제4이통 출범을 통해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독과점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전략이다.
28㎓ 주파수는 5G에 쓰이는 3.5㎓ 주파수보다 대역폭이 넓어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보낼 수 있다. 다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고층 건물이 많고 밀도가 높은 국내에서는 활용도를 높이기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책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 한 제4이통 출범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 사업자들 입장에서 초기 투자 부담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수익성이 낮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28㎓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등 전용 단말이 없어 시장 규모도 작은 데다 소비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 노하우와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를 갖춘 통신3사도 인프라 구축과 수익 모델 모색 측면에서 부담이 컸다"며 "신규 사업자의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입 문턱을 대폭 낮췄다는 입장이다. 전국단위 뿐 아니라 권역단위 할당 신청도 동시에 모두 가능토록 했으며. 할당대가도 과거 통신 3사에 부과했던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740억 규모로 책정됐다. 신규사업자가 내는 1차 납부금도 할당대가의 10%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망 구축 의무 또한 전국 단위 기준 6000대로 절반 가량 완화했다.
이처럼 진입장벽을 낮췄음에도 제4이통 참가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대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카카오, 한화, 쿠팡 등 기업들과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해당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검토해본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업계 및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접수 첫날인 지난 20일부터 복수의 기업이 정부에 할당 절차 및 기준 등 세부 내용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제4이통 의지를 밝힌 미래모바일은 신청 기간 내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미래모바일에 따르면 28㎓에 초점을 맞추고 범위 내에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기업간거래(B2B) 위주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후 2.3㎓ 중·저대역 주파수를 추가 할당받아 전국단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4이통으로 자리잡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모바일 관계자는 "정부에서 원하는 망 구축 의무 조건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정책 방향에 맞춰 사업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넓은 대역폭과 빠른 속도 등 28㎓만의 이점이 많은 만큼 집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궁극적 목표는 2.3㎓까지 할당받아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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