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사전 탐지 어려워… '3축 체계' 무력화 우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15일 밝혔다. 최근 대남 사업 부문 기구에 대한 정리·개편을 단행하고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후 첫 미사일 도발이어서 새해부터 한반도 정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사일총국이 전날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발사는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였다"고 주장했다.
전날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후 2시55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자, 올해 들어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신문은 "해당 시험발사는 주변국가의 안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고 지역의 정세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였다"며 "미싸일총국은 이번 시험이 강력한 무기체계들을 개발하기 위한 총국과 산하 국방과학연구소들의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하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사업 부문 기구에 대한 정리·개편 지시를 내린 이후 첫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점은 이전보다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어서 그 파장이 클 전망이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한 액체연료 미사일과 비교해 발사 준비 시간이 짧고 옮기기도 쉽다. 한국과 미국 입장에선 그만큼 사전 탐지 시간이 줄어 대응하기 어렵다.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사전 타격) 등 한국의 3축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
한편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일 3국은 한반도와 역내 평화·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외교부는 이날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정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전날 밤 3자 유선 협의를 갖고 북한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의 불법적 도발과 위협이 역내 불안정의 근본 원인임을 이번 발사가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줬다며,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한미일 안보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도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3국 북핵 대표는 대러 탄도미사일 이전 등 북러 간 군사 협력이 국제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등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15~17일 2박 3일간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