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부회장 승진…자동차 부문 '경영능력' 입증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재계 전반에 걸쳐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그룹에도 MZ(밀레니얼+Z세대)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이규호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이규호 부회장은 입사 12년만에 부회장 자리까지 오르며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코오롱그룹은 주요 사업 분야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신사업으로의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이 부회장이 있고, 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웅열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가(家) 4세다. 그는 2012년 차장으로 입사한 이후 2021년 부사장, 2022년 사장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말 사장단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코오롱그룹의 모태 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입사한 후 △코오롱글로벌 건설현장 관리 책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COO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장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올해부터는 지주사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전체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초고속 승진 배경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안정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지향하기 위한 것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 지주사를 지원과 전략 부문으로 나눠 각자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기존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를 맡아 이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코오롱그룹 지주사 코오롱을 이끈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장·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를 맡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그가 담당하기 시작한 2021년 자동차부문 실적은 매출 2조원을 넘어 2020년 대비 약 40%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571억원을 기록해 2020년 대비 65% 이상 늘었다.
이후 비대면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아웃도어·캠핑 등에 특화된 지프 브랜드 딜러십을 추가하며 외형 확장에도 나섰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3대 스포츠카인 '로터스'를 국내에 런칭하며 모빌리티사업 분야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그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를 역임하면서 수입차 유통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확장해 다양한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더불어 최근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 비즈니스도 강화하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그룹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그는 "수소산업에서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코오롱그룹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부품·풍력사업 기반의 수전해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등 수소산업 전반에 역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 부회장은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로 자리 옮겨 그룹 전체의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 담당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