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파괴하는 선거법 위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윤 대통령이 이 실장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 총선 공천과 관련한 '당무 개입'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이 실장을 대상으로 공직선거법·정당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영교 위원장은 "대통령은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 중 가장 높은 직위자로 더욱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개입하는 등 대통령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당무 개입을 통해 공천에 개입해서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어마어마한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직접 얘기했다. 이 발언을 통해서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하고 국민의힘 당무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공직선거법 제9조, 제85조, 그리고 정당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소병철 부위원장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더 나아가 공정한 선거에 대한 책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입맛에 맞는 국회의원을 선정하는 것이야말로 암울한 유신시대, 왕 노릇를 인정하는 것이다. 위대한 시민은 관권선거에 저항하고 반드시 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강병원 대책위 간사 역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나서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 선거법 위반을 자행했다"며 "살아있는 권력도 법 앞에서는 예외 없다는 것을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정의를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 철저한 수사를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방식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이관섭 실장이 한 비대위원장을 만나 사퇴 요구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공천과 관련한 당무에 개입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날 윤 대통령과 이 실장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