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유세 일정 비우는 韓···힘 빠지는 '원톱 체제'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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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유세 일정 비우는 韓···힘 빠지는 '원톱 체제' 우려 증폭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2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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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선대위 구성 후 5일이나 현장 비워
대통령실과 갈등, 영향 미친 듯···與 '우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구갑 윤희숙 후보와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구갑 윤희숙 후보와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유세 현장'을 자주 비워야 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여권에서도 우려가 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후 매일 같이 유권자와 직접 만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3톱' 체제와 대조될뿐더러,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의 한계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한 위원장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고, 나경원·안철수·원희룡·윤재옥 후보를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중앙선대위를 꾸렸다. 선거 경험이 많은 중진들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인선했지만, 명확한 '한동훈 원톱 체제'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중앙선대위 구성 2주가 지난 현재, 한 위원장이 지역구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빈도가 늘어나면서 뒷말이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유권자와 직접 만나 표를 호소하는 전략은 정치권의 오랜 '정공법'으로 통했는데, 국민의힘 총선 과정을 총괄하는 한 위원장이 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장의 '현장 홀대' 행보는 이재명 대표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은 중앙선대위 구성 발표 이후 이날까지 총 5일(13일, 17일, 18일, 23일, 24일)을 통상 업무만 하거나 선대위 회의만 진행했다. 지난 24일에는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이끌어내고자 약 1시간 동안 의대 교수들과 간담회를 가졌을뿐, 역시 현장 유세에는 나서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진 후 이날까지 매일 유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기간 서울, 경기, 경남, 충청, 광주, 강원, 인천 등지를 방문하며 사실상 전국을 순회했다.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이해찬 전 총리도 이 대표만큼 전국 유세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잦아지는 한 위원장의 현장 이탈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 위원장이 최근 유세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두고 충돌했던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은 최근엔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비례대표 사천(私薦) 논란' 등으로 재차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과의 갈등 수습을 위해선 한 위원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 같은 상황이 유세 일정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왔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끝을 모르는 대치 국면도 결국 한 위원장이 관여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에선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가 힘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과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나머지 3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은 각자 지역구 선거 유세 일정으로 타 지역 지원 유세를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위기론에 부응한다는 명분으로 세 사람을 공동선대위원장을 세웠지만, 이들 모두 자기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다른 후보를 도와줄 여유가 사라진 모습이다.

반면 이재명·이해찬·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3명은 연일 각자 지역을 나눠 지원 유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 위원장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원톱 선대위 체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여당 한 관계자는 "현재 선대위에서 한 위원장을 보조할 수 있는 인물이 실질적으로 윤재옥 원내대표밖에는 없다"며 "민주당은 이 대표가 아니어도 이해찬·김부겸 위원장이 전국을 누비는데, 우리는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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