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이 4·10 총선 막바지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의 발언 논란과 SNS 글들을 직격하며 야당 리더로서 자질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다. 그러나 높아진 정부·여당 심판 여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를 "잘못했는데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같은 생각이고 옹호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준혁 후보는 과거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미군 장교에 성상납을 했다는 주장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을 산 바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에서 진행된 지원 유세에서 "어제 이재명 대표가 김준혁 후보 역사관과 여성관에 대해 동의한다는 취지의 SNS 글을 올렸다"면서 "거기에 괜찮다 해주실 건가, 범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데 끝까지 두고 볼 건가"라고 야당 견제 필요성을 호소했다.
실제 지난 8일 이재명 대표의 유튜브 채널은 '이화인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 영상을 공유하며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는 글을 작성했다. 해당 영상은 이화여대 동문 10여명이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의 친일 반여성 행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다. 민주당은 해당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실무자 착오가 있었다"며 게시 후 약 1시간 뒤 삭제했다.
한 위원장은 이 외에도 이 대표의 사소한 실수들을 계속해 부각시키는 전략들을 사용하고 있다. 전날에는 지원 유세에서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일하는 척'이라는 표현을 머릿속에 떠올린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민주당은) 일하는 척하면서 자기들의 범죄를 방어하고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며 최근 '일하는 척'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 대표를 비꼬았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인천 계양구을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이리 주세요. 일하는 척했네. 아이고 허리야. 허리 너무 아파"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당은 이를 '위선적'이라며 비판했으나 민주당측은 '더욱 유세를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전날 원희룡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와 원 후보 후원회장인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와 함께 인천 계양구의 한 고깃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 일행은 이 식당에서 김치찜을 시켜 10여분간 식사했다.
해당 고깃집은 지난 1일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유세 후 인증 사진과 함께 "계양 밤마실 후 삼겹살(을 먹었다). 눈이 사르르 감기는 맛"이라는 게시글을 올린 장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삼겹살을 먹었다고 했는데 사진 속에는 소고기가 있다"며 이 대표가 '서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당의 맹공에 여론은 시큰둥하다. 이 대표의 '실수'들이 큰 잘못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이를 비꼬는 여당의 태도가 더욱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총선 국면에 있어 여당의 '작심 공격'이 기대보다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