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딱 한 표 부족…대한민국 지켜달라"
이재명 "정권 심판 경고장 확실히 보여달라"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9일 여야는 막판까지 박빙 격전지에 화력을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딱 한 표가 부족하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실패를 심판하고 경고장을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최대 승부처인 서울 지역에 마지막 유세 일정을 몰아넣으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한 위원장은 도봉을 시작으로 동대문, 중‧성동, 광진, 강동, 송파, 동작, 영등포, 양천, 강서, 마포, 서대문 등을 하루 만에 모두 돌며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한 위원장은 도봉구 창동역 지원 유세에서 "정말 딱 한 표가 부족하다"며 "한 표 때문에 30년, 40년 뒤에 후회하실 것인가. 나가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취임 100일 밖에 안됐기 때문에 아직 과장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제가 안 될 것 같으면 이렇게 자주 오겠나"라며 "여기서 바꿔 달라. 딱 한 표 부족한 것을 여러분께서 채워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 왕십리역 유세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에 남은 선거 운동 기간인 '12시간'을 빗대며 지지자들에게 단 한 표라도 더 얻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충무공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하셨듯 우리에게는 12시간이 있다"며 "함께 나서주시라. 저희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국민과 당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도 "무도하고 뻔뻔한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석을 달라"며 "지난 2년 간 범죄자 집단을 상대로 악전고투해 온 정부와 여당에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주시라"고 거듭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초박빙 지역의 지지층 결집을 당부했다. 대장동 관련 재판 출석으로 지원 유세 참여가 어려워진 이재명 대표는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잘못된 길을 가는 정권을 주권자가 나서 멈춰 세워야 한다"며 "정권 실패를 심판하고 경고장을 확실히 보여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 과반이 저들의(국민의힘) 손에 넘어가 입법권까지 장악하면 법과 제도 시스템까지 모두 뜯어 고쳐서 이 나라는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그는 "국민을 거역하는 권력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국민 손으로 증명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경남 진주갑, 강원 강릉,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충남 서산·태안, 경기 포천·가평, 충남 공주·부여·청양, 경기 동두천·양주·연천 등 7개 지역구를 초박빙 지역구로 언급하며 막판 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초박빙 접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며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이 대신해달라.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들을 찾아서 투표해달라고 독려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선거 운동 마지막 날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초박빙 지역인 서울과 부산·경남(PK)에 집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은 용산 강태웅 후보와 종로 곽상언 후보 지지 방문 이후 경남 김해와 창원, 부산 강서·사하·사상·남구·수영·부산진구 등을 돌며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PK 유권자들을 향해 "민주당 후보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며 "부산 시민들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멈춰 세워달라. 이번에 바로 잡지 않으면 선거 없는 2년 동안 나라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본투표는 오는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 4259곳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지난 20~21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는 선거 다음 날 자정, 비례대표 당선자는 같은 날 새벽께 확정됐다.
이번에는 지역구 및 비례 정당 개표에서 선거 사무원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手)검표 절차가 도입돼 더 늦어질 전망이다. 당선자 개표 결과의 경우 11일 새벽 2시 전후, 비례대표 당선자는 같은 날 오전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