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민생토론회 1000조원 재정 공약···총선 이후 실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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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민생토론회 1000조원 재정 공약···총선 이후 실현 가능할까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4.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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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4회 민생토론회 개최···尹 "예산 집행 속도 높이겠다"
240개 공약 실현 여부 '의문'···시민단체 선거법 고발도 '변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정부가 올해 전국에서 24차례 민생토론회를 열고 약 1000조원대 재정 규모의 240개 공약을 발표했다. 상당한 규모의 금액인 만큼 재정 집행을 위한 현실적인 장벽들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4·10 총선 결과에 따라 공약 이행 가능성 자체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화와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서울 5회, 경기 9회, 영남 4회, 충청 3회, 인천 1회, 강원 1회, 전남 1회 등 전국에서 24차례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해당 토론회에서는 개인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공매도 금지, 늘봄학교 전국 초등학교 확대 등 광범위한 분야의 공약이 발표됐다.

특히 지역에 따른 '맞춤형 인프라 개발 사업'들이 다수 발표됐다. 윤 대통령은 경기 고양에서는 1기 신도시 조기 재건축 추진 및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의정부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확대 및 철도·도로 지하화, 인천에서는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발표했다.

또 경기 수원에서는 경기 남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부산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북항 재개발·산업은행 이전, 울산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충남 서산에서는 비행장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대구에서는 통합 신공항 건설, 서울 영등포에서는 뉴빌리지 사업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약 추진에 있어 최대 장벽은 예산이다. 국가 예산이 한정적인 만큼 사업의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배분이 필요하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세제 지원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업들도 있어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은 예산 집행 속도를 높여서 즉시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경제 분야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할 수 있는 하위 법령 개정은 상반기에 최대한 마무리하고 늦어도 올해 안에 모두 끝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들이 21대 국회 임기 내(6월 이전)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대형마트 휴무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통신 요금 인하를 위해 추진 중인 '단말기 유통법' 폐지안 등이 계류돼 있다.

또 아직 발의되지 못한 법안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준비해 22대 국회가 구성되면 바로 제출하고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현재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과 관련된 '조세특례제한법', 노인복지주택인 실버타운 활성화를 위한 '노인복지법' 개정 등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처럼 현재 실현 가능한 공약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기타 공약들에 대해서는 오는 5월 개최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 재정의 윤곽을 잡고 우선순위를 가릴 예정이다. 또 총선 이후 25회 민생토론회를 지속해 이어나가며 공약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모든 공약이 실제 실현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게 된다면, 민생토론회의 일부 공약들을 '부자 감세' 정책이라고 비판해 온 야당이 반대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법안 개정이 필요한 정책들이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공약들이 대거 발표된 민생토론회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5일 윤 대통령이 4·10 총선에 맞춰 집중적으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며 이를 선거법 위반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경실련은 "윤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기조 아래 민생토론회를 시작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으며, 매번 대규모 개발 정책과 지역 숙원 사업, 선심성 정책 추진 계획들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 정책 관련 예산이나 실행 방안조차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 발표 예산 중 중앙정부 예산은 10% 미만이며 민간 투자 규모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했지만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현 상황에서 사업성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무리한 사업추진은 더 큰 혈세를 낭비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면서 "중앙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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