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노조, 이덕훈 은행장 선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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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노조, 이덕훈 은행장 선임 반발
  • 강수지 기자
  • 승인 2014.03.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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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차기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돼 수은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은 노조원 70여명은 6일 오전 7시 수은 여의도 본점 앞에서 ‘공공기관 정상화에 낙하산이 웬말이냐’ 등의 현수막을 들고 신임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했다.

노조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코드 낙하산’을 내려 보내서는 안 된다”며 “이 행장은 대외 정책금융에 대한 경험이 없고 은행 업무를 떠난 지 10여 년이 지나 현장 감각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행과 기업은행에는 전문성 있는 내부 출신 행장을 임명하면서 한은·기은에 견줘 중요성이 떨어지지 않는 수은에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와 수은에 따르면 이 전 행장은 이날 임명장을 전달받고 취임식을 열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수은행장은 기재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전 행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알려져 있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등에서 활동하는 서강대 금융인맥의 핵심인사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수은행장으로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가 임명되지 않은 것은 지난 1993년 퇴임한 이광수 전 행장 이후 처음이다. 그는 신탁은행장을 지내다 수은행장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6일 퇴임한 김용환 전 행장까지 합하면 재무부에 몸 담았던 관료 출신 수은행장은 총 9명에 달한다.

이 전 행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서강대 수학과·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투자신탁 사장과 한빛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우리은행장,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를 세우기도 했다. 현재는 서강대 경제대학원의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한편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왔으며, 경제관료가 아닌 경제학 교수 출신이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모피아가 독식해온 두 국책은행장 자리에 민간 출신 서강대 인맥이 앉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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