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플랫폼·高물가·규제 씌우기 비켜라”…韓이커머스, 초저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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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中플랫폼·高물가·규제 씌우기 비켜라”…韓이커머스, 초저가 승부수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5.0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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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전문관 마련, 할인 프로모션 진행 등 꾀해
온플법 재추진 변수로…업계 경쟁력 제동 우려 ↑
컬리는 오는 15일까지 ‘감사대전’ 기획전을 개최한다. 사진=컬리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가성비 경쟁이 국내 온라인 시장에 들불처럼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한국 진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복안으로 보여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질 거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국내외 업체간 파이 싸움은 더욱 치열한 전망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6년 300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폭의 경우 2020년(18.4%)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21년(15.7%), 2022년(9.5%), 지난해(8.3%) 등으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규모가 확대되는 동시에 성장률 자체는 둔화기에 접어들어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간 쌑바 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커머스는 박리다매식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국내 고물가 흐름과 겹치면서 지갑 사정이 나빠진 소비자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1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를 보면, 쿠팡 3026만명, G마켓·옥션 835만명, 알리 807만명, 11번가 745만명, 테무 660만명, 티몬 367만명, 위메프 348만명 등 순이다.

C커머스가 가파른 상승곡선에 올라타자 국내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다퉈 가성비 상품을 모은 전문관을 신설하거나 실속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 전개하는 등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전문관 ‘9900원샵’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 오전 선착순으로 50% 할인 쿠폰을 지원하고, 무료 배송 서비스도 운영하는 형태다. 위메프는 올초 1만원 미만 상품을 망라한 초저가 실속형 패션 전문관인 ‘99샵’을 론칭했다. 저가 패션 상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티몬은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7일까지 월간 최대 쇼핑축제 ‘몬스터메가세일’을 열고 기념일 선물, 여행상품, 식품까지 전 카테고리의 인기 상품을 최대 25% 중복할인 혜택과 함께 초특가에 공개한다.

컬리는 오는 15일까지 ‘감사대전’ 기획전을 마련하고 총 1500여개 상품을 최대 79% 할인해 쏟아낸다. 영양제·홍삼 등 건강 식품부터 신선, 정육, 주방, 리빙, 꽃, 주얼리까지 각종 상품을 망라했다. 선물용 수요가 많은 만큼, 쇼핑백 동봉 유무도 확인 가능하다.

한편,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던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재추진론이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또다른 변수가 떠오른 형국이다. 여야가 이구동성으로 플랫폼법 제정 추진과 관련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플랫폼 독과점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 입법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으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과도한 규제가 업계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해외 플랫폼은 각종 국내법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역차별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와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플랫폼의 등장으로 실속 행사나 가성비 전문관 등을 선보여 수요를 흡수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국내 업체 입장에선 여러 제반 비용이 올라가 고심은 크지만, 중국 플랫폼의 막대한 투자 정책에 맞서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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