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 ‘눈치싸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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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 ‘눈치싸움’ 돌입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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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가격 줄인상 행렬
정부,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
지난달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비치된 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비치된 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몸을 사렸던 식품·외식업계가 4.10 총선 이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고물가로 원자재 가격, 에너지 비용,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크게 오른 만큼, 아직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업체도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2일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 만으로 제반 비용 상승 부담에 따른 조치다. 세부적으로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올랐다.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상향했다.

피자헛도 프리미엄 메뉴 가운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2종의 메뉴에 대해 가격을 3%씩 인상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고객의 품질 만족도 개선을 명목으로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굽네는 지난달 15일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몰아서 1900원씩 올렸다. 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상승 부담에 따른 결과다.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기존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오리지널은 1만6천원에서 1만7천900원으로 인상됐다.

같은날 파파이스 또한 치킨,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 메뉴를 평균 4% 인상했다. 배달 제품 가격은 더 올랐다.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 판매가 대비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김값 상승 여파로 성경식품, 광천김, 대천김 등 주요 조미김 전문업체도 지난달부터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했다. 대기업인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아직 김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줄인상 행렬에 동참할 거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식품업계에 고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 인상해 이달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요청에 시행 시기를 한달 더 미루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롯데는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시세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관련 제품가를 이달 평균 12%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관계당국은 유통업계에 물가 안정 협력을 지속 당부하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는 지난달 11일 교촌치킨 운영사를 찾아 육계 가격이 안정세라는 점을 피력하고 물가안정 기조에 협력해줄 것을 전달했다. 같은달 8일에는 한훈 농림부 차관이 농심 아산공장을찾아 올해 주력 가공품의 가격 동결 계획을 밝힌 농심을 격려했다.

한훈 차관은 “앞으로도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식품 기업을 순차 방문해 현장 애로를 듣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달 25일 서울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을 방문해 주요 공산품 가격 현황을 톺아봤다. 또한,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영향으로 제반 경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가격 상승 압박이 가시지 않는다면, 인상 단행 시기는 다를 순 있어도 연내 인상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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