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자 보유 스틸 컷 200여점 영화 순서에 맞추어 편집
- 초판에 한해 정성일 평론가 해설 담은 리플릿 제공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필름이 유실되어 전설로 회자되는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가 책으로 복원됐다. <만추>는 1966년 12월 11일 서울 명보극장에서 개봉돼 크게 흥행한 영화로 당대 최고의 배우 신성일과 문정숙이 열연했다. 하지만 어느 땐가 필름은 사라지고 북한 평양시네마테크에 프린트가 있다고만 알려지고 있다.
영화 <만추>를 오리지널 그대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다. 오직 스틸 컷과 시나리오를 담은 책 ≪만추≫에서만 원본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느낄 수 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는 추천사를 통해 “읽은 적이 없는 소설, 본 적이 없는 그림, 들은 적이 없는 음악, 그리고 본 적이 없는 영화를 말해야 할 때 상상만으로 충분한 것일까. <만추>가 사라진 우리에게 남겨진 ≪만추≫. 달리 무슨 방법이 남아 있는가. 그래서 이 책이 더 고마울 따름이다. 이만희 감독님의 큰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이번에 책으로 복원한 <만추>는 ‘영화’와 ‘책’이라는 매체의 경계를 넘어 ‘이미지’로서 <만추>를 감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지헌의 원작에 기반한 실제 영화 각본과 <만추>의 제작자 호현찬이 보유하고 있던 스틸 컷 200여점을 영화의 순서에 맞추어 편집했다. 한국 영화의 전설적 배우 신성일과 문정숙의 열연이 담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만추>의 흐름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편집이 주는 리듬감을 통해 독자는 사라진 영화 이미지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 촬영 현장 사진, 각본 실물 사진, 당시 보도자료, 영화 해설을 담아 <만추>의 영화사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임권택, 이장호 감독 “한국 영화에서 가장 존중할 만한 작품”
이 책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신강호를 주축으로 구성된 ‘우리영화를위한대화모임’이 기획했다. 2005년 이만희 감독 사망 30주기를 맞아 ≪만추, 사라진 영화≫라는 제목으로 처음 독자들에게 공개됐던 사진집을 2024년 ≪만추≫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보인다.
더 많은 독자들이 영화 <만추>의 미학을 접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했다. 사철노출제본으로 제작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초판 한정으로 정성일 평론가의 해설이 담긴 리플릿을 제공한다.
임권택, 이장호, 김기영, 유현목 감독이 한국 영화에서 가장 존중할 만한 작품으로 꼽은 <만추>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휴일>(1968), <삼포 가는 길>(1975)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 영화감독 이만희의 대표작이다.
필름이 유실되었으나 여전히 그의 최고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1년 김태용 감독이 현빈과 탕웨이를 주연으로 리메이크 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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