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코오롱 오운문화재단은 30일 제24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됐다. 코오롱그룹이 1999년부터 발행한 사외보 '살맛 나는 세상'에 사회 미담 사례들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선행을 격려하고 나눔 문화를 널리 전하기 위해 제정 이후 매년 시상해왔다.
올해 대상은 2004년부터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펴온 김선자 씨에게 돌아갔다. 김 씨는 동네에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이들을 돌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고 끼니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는 작은 도서관을 지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 학교로 발전시켰다.
대학 시절부터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자원봉사에 나섰던 것을 시작으로 44년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형자 씨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받았다. 김 씨는 1999년 인터넷 카페 봉사단체 '아름다운동행'을 개설해 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지원을 위해 앞장서 왔다.
20여년 간 중증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온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도 본상을 받았다. 2003년 웹카툰 문스패밀리의 온라인 팬카페 모임 회원들이 뜻을 모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을 기부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지속적으로 후원, 봉사 활동을 펼쳐오며 팬덤문화를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왔다.
마지막 우정선행상 본상은 약 30년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치과 진료 봉사활동을 펼쳐온 양춘호 씨에게 주어졌다. 양 씨는 학생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해 1997년 치과의원을 개원하면서 주기적으로 지역 내 발달장애인시설을 찾아 치아 관리를 도왔다. 더 나아가 대학 치위생과 겸임교수로서 제자들과 함께 봉사현장을 찾으며 선행을 전파해왔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이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2018년 경영 은퇴 이후에도 한해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를 격려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 순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행이 지금은 작아 보일지라도 그 씨앗으로부터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시간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더 많은 선행의 씨앗이 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참해 더욱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