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투 경험' 축적 의도...美 중국에 북한군 철수 압박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군 1만여명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북한군 일부가 우크라이나 영내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두 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다"며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면 침투 병력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약 1만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서방 한 당국자는 "북한군 중 상당수가 이미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내 침입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CNN은 북한군이 전장에서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북한 정부 입장에선 파병된 병력 상당수가 특수부대로 정예군을 편성했지만 북한군이 70년 이상 실제 전쟁에 참전한 적이 없다는 게 서방 정보 당국자의 시각이다.
북한 정부의 파병 배경도 전투 경험을 쌓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당국자들은 병력이 전장에 도착하면 적어도 일부 병력은 탈영할 수 있으며 러시아군과의 언어 장벽도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올해 12월까지 총 1만900명을 러시아에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북한군 고위 장성급 인사들을 포함한 일부 병력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거론했다.
CNN에 따르면 서방 당국자는 "(북한군 파병)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전 세계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고 유럽은 물론, 인도 태평양 지역 및 그 너머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북한이 전장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당국자는 CNN에 중국을 언급하며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관여하고, 다른 국가들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중국과 접촉하도록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데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티모어에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군부대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 부대를 타격해야 하느냐'는 후속 질문에 "만약 그들(러시아 내 북한 병력)이 우크라이나로 건너간다면…"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