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지나친 낙관론 경계하라" 경고도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한동안 쪼그라들었던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달 들어 증가 추세다. 코스피 지수가 2600 전후로 바닥을 다질 만큼 다지면서 연말 상승 쪽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투자 심리 개선은 긍정적이나 과열은 경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8일 기준 18조30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연중 최저치(16조9926억5600만원)보다 1조73억4706만원 불어난 규모다.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비슷한 움직임이다. 지난 28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50조7324억8500만원을 기록했는데 연중 최저치(49조591억9300만원)였던 지난 1월 18일과 비교해 1조6732억9200만원이나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둔 돈이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금액이 늘면 증시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한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 가격 부담이 없는 데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에는 시장금리가 하락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 이후 연말 배당락일까지 코스피가 반등하는 계절적 특성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지수 산출 기준 시점인 1980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1년 중 가장 월평균 수익률이 높은 달은 11월(2.78%)이었다.
주목되는 부분은 또 있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빚투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중 50세 이상의 잔액은 10조8660억원이었다. 2022년 말(9조2256억원)보다 17.7%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20∼39세 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조3772억원에서 2조1614억원으로 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퇴직 후 재정적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 시장에 중장년층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빚을 내 투자한 이들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며 "이자나 수수료 같은 각종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데다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배가 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