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재선거 접전엔···"호남정치 지형변화 바람"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10·16 재보궐선거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을 제친 진보당이 향후 경쟁 구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진보당은 자신들의 강점인 '풀뿌리 정치'를 통해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된 대안 정당의 길을 걷겠다고도 밝혔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창당 7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진보당이 혁신당을 제치고 2위를 한 영광군수 재선거 결과에 대해 "(진보당은) 오랜 시간 바닥을 훑으면서 지역민들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후보와 조직력이 있었다"며 "(그것이) '스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 혁신당 대표의 영광살이를 넘어서는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혁신당은 민주당 주축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보다 호남에서 높은 비례대표 득표율을 기록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혁신당은 여세를 몰아 10·16 재보선에서 전남 영광 및 곡성군수 재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며 민주당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혁신당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진보당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호남에서 민주당의 대안세력으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오히려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30.72%를 득표한 진보당이 호남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같은 결과를 낸 데 앞장선 김 상임대표는 혁신당과의 향후 경쟁 구도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장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혁신당을 다르게 보지 않았다. (혁신당) 후보조차도 민주당 예비후보로 있다가 하루아침에 혁신당에 가신 분"이라며 "정책도 진보당이 내놓고 있는 여러 진보적 아젠다에 대해 혁신당이 당론 차원에서 언급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이 영광군수 재선거에 당력을 집중시켰음에도 진보당 후보와 약 10%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민주당이 막판에는 이재명 대표를 살리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찍어달라는 논리로 선거전이 전개되기도 했었다"며 "그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진보당 후보가) 2등을 했다는 것은 호남 정치에 대한 지형 변화를 바라는 인식의 민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당은 자신들의 강점인 '풀뿌리 정치'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대안 정당으로서 역할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상임대표는 "국회 안팎에서 한국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여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 대안 정당으로 다가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재보선에서)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에 2026년 지방선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