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화장품 美수출액 3.8억달러…전년比 58.7%↑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K뷰티가 미국 시장 선점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한류 인기가 지속되면서 K뷰티도 그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현지 젊은층 사이에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 인기 스타들이 사용하는 K뷰티 제품이 덩달아 인기를 누리는 모습이다.
반면, 중국 시장은 K뷰티의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데 이어 자국 기업 상품을 선호하는 궈차오(애국소비) 붐이 일고 있어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한화 3조140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신장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액이 6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는 다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해 4.6% 떨어진 수치다. 동기간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7% 치솟은 3억8000만달러(519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의 수출액 차이는 약 2억달러(2732억원)에 불과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바운시 앤 펌 슬리핑 마스크’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한 라네즈는 물론 MBS 및 온라인에서 선전한 이니스프리와 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의 활약으로 올 1분기 미주에서 40% 매출이 상승하는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아마존 화장품 부문 1위 기업으로 알려진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포함시켰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쏟아부는 액수만 9351억원에 달한다. 현재 코스알엑스는 메이시스·JC페니·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백화점, 패션 편집샵 리볼브, 메이저 뷰티 플랫폼 덤스토어 등 미국 현지 온·오프라인 뷰티 매장에 진출했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이하 에이지알)’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이달초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를 개장하는 등 향후 지속적인 생산 증대와 R&D 투자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의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했다. 이같은 성과의 밑바탕에는 미국 사업의 빠른 성장세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지에서 벌인 부스터 프로 론칭 프로모션과 뉴욕 팝업스토어 성료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미국 매출이 248억원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지역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스타벅스 출신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기용하는 한편, 지난 2019년부터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이본, 더 크렘샵 등의 인수에 6000억원 이상 투자를 단행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공개하며 뷰티테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임프린투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도안을 택하면 이를 그대로 피부 및 적합한 소재의 의류에 쉽게 새길 수 있는 휴대용 타투 프린터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 아틀리에’가 만든 ‘꽃·자연’, ‘기하학·도형’, ‘문자도안’ 등 여러 테마의 도안을 원하는 대로 연출 가능하다.
마녀공장은 오는 7월 미국 최대 규모의 뷰티 멀티숍 ‘얼타’의 오프라인 매장 470개에 입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하반기부터 미국 전역의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부터 얼타까지 채널을 확장함으로써 미국 현지 공략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마녀공장 관계자는 “이미 현지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퓨어 클렌징 오일’을 필두로, 탁월한 제품력의 스킨케어 제품들로 미국 현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등 여파로 소비와 투자 시장 위축이 심화된 데 이어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대체 시장으로 미국을 주목하는 거 같다”라며 “미국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는 고전적 방식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