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협상 전초전···법사위·운영위 평행선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여소야대'로 출범하는 22대 국회도 21대에 이어 여야의 치열한 난타전이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192석을 차지한 범야권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와 여기에 대응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도 반복될 전망이다. 벌써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와 법사위·운영위 위원장직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협치는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에 실패한 채 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강 대 강 충돌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내일 시작되는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곧바로 재발의하겠다"며 "대통령이 아무리 거부권을 남발해도 사건 은폐 조작의 실상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당론 발의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특검법은 막았을지 몰라도 정권의 추락은 막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준 행동은 정권 몰락을 재촉하는 신호탄"이라며 "총선 참패에도 아무런 교훈을 찾지 못했으니 몰락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채 상병 특검법 외에도 '김건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이화영 특검법' 등 릴레이 특검법 발의를 벼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 건건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충돌하는 양상의 반복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각종 특검법에 대한 여야 대립의 전초전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이미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려면 국회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가져오는 것이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기한인 내달 7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법사위·운영위를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특정 상임위는 열거하지 않겠지만, 민생 법안과 진상을 밝히는 작업에서 법사위와 운영위는 민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데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전날 "그런 것(18개 독식안)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국회법 준수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다수당이 가져가고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는 관례를 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21대 국회는 원 구성부터 파행을 겪으며 극한 정쟁의 불행을 예고했던 바 있다"며 "22대 국회에서도 다수 횡포에 따라 원 구성이 이뤄진다면 국민에 또 다른 4년의 절망을 안겨드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출발부터 그럴 수는 없다"며 "여야가 서로를 존중하는 상생과 협치가 총선에서 드러난 중요한 민의임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