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 총선 참패 배경엔 선거 경험 없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안일했던 대통령실 참모진이 있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위기와 극복, 그리고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당의 총선 패배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인 전 위원장은 특히 선거 경험이 전무한 인사들이 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것을 지적했다. 그는 "선거가 코앞인데 (김기현) 대표를 바꾸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세웠다"며 "비대위원장이 구의원 선거도 안 해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들도 선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선거 때 선거 경험이 있는 사람이 비대위에 들어가서 일을 해야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 한동훈 비대위는 당연직이었던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전원 지역구 선거 무(無)경험자들로 구성됐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안일함도 꼬집었다. 인 전 위원장은 "대통령 임기 중에 있는 선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 중간평가"라며 "그러면 대통령실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0%대, 부정평가가 60%대이니 긴장했어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그런데 비서실장은 정통 관료출신이고, 시민사회수석은 '시'자도 모르는 앵커가 가있었다"고 비판했다. 선거국면에서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안일한 정무적 판단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인 전 위원장은 또 "저는 108석 얻은 것도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선거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면 정치 문외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당이 다수당이 됐다면 나라의 불행"이라며 "나라를 위해서 다수당이 안 된 게 다행"이라고 하기도 했다.
인 전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국면에서 이해찬·김부겸 전 총리를 앞세워 당 정체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인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이해찬·김부겸 전 총리를 통해서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과 그들의 역사를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며 "우리 선대위 그 어떤 사람을 보고 (국민이) 우리 당의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서) 우리 역사도 볼 수도 없었고 우리 당의 위대한 지도자들도 볼 수가 없었다"며 "국민들이 누구를 보고, 누구를 믿고 우리당을 찍을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