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재명 방패막이로 법사위 이용"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1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자 국민의힘이 연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데 대해 '이재명 방탄 국회' 프레임으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로지 이재명 1인을 위한 정당, 이재명 방탄 도구로 전락한 국회"라며 "국회에서 1당과 2당이 국회의장, 법사위원장을 나눠 갖는 관례를 깨고, 민주당이 급하게 초강경파 측근을 법사위원장에 앉히려는 이유는 뻔하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법사위를 이용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 배경에는 '이재명 방탄'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불가피해지자, 이를 막기 위해 법사위와 운영위 등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9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되면서 민주당은 하루하루가 급박하고 당황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지금은 단 하루가 아니라 1시간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도 BBS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어도 되나"라며 "운영위·법사위·과방위를 모두 가지고 간 게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무마하고 방탄 국회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에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사법 리스크'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고, 동시에 '이화영 특검법'으로 '정치 검찰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은 이화영 특검법을 발의했다.
여당의 '이재명 방탄' 비판과 원 구성 강행이 이화영 특검법에서도 맞물린다. 특검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면 발의부터 본회의 상정까지 민주당의 시간표대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 4·10 총선의 '이·조 심판론' 패착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굳이 가져가지 않아도 패스트트랙(안건신속처리제도) 등을 통해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며 "원 구성과 이재명 방탄을 결부시키는 건 전략적 판단 미스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