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야당이 25일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라인야후 사태는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 네이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사건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기업이 우리 기술력으로 일궈 낸 라인의 경영권을 빼앗기는 건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빼앗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라인(LINE)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의 경제 영토를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로 방관하고 있는 사이, 일본 총무성은 행정지도를 통해 '경영체제 재검토' 관련 내용을 수차례 명시했고 라인야후는 라인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한국인 최고제품책임자(CPO)마저 이사회에서 배제했다"며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미래 먹거리를 지키고 일본의 라인 강탈 야욕에 대응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인은 해외 서비스에 성공한 대한민국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일본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 각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콘텐츠, 금융 등이 연결된 글로벌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라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구글 출신인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정부가 라인야후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현안 질의에서 '네이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본 관계 재검토 요청'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는지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에 질의했다.
강 차관은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네이버에 라인야후) 자본 관계의 해소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는데, 이에 이 의원은 "그것은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차관은 어느 나라 차관이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정부가)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한 부당한 조치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대응을 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네이버 클라우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후 라인야후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하면서 라인에서의 '네이버 지우기'를 본격화했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라인야후 최대 주주)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단 한 주만 팔아도 경영권을 잃게 된다.
한편 과방위는 다음 달 2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과방위는 당초 이날 전체회의에 최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렀으나 최 대표는 물밑 협상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인과 달리 증인은 특별한 사유 없이 상임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