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규제 완화, 고령화 사회 노후 지원 나서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공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27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HF는 지난해 1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해 저소득·서민·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내 집 마련'를 지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6억원 이하였던 기존 보금자리론의 가격 요건을 9억원까지 넓혔고, 대출 한도도 역시 기존 3억6000만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조정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등한 주택 가격을 반영했다. 또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 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큰 호응을 받았다.
1년간 운영한 결과 유효신청금액은 43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신규주택 구입 11만2649건을 비롯해 △기존대출상환 5만7809건 △임차보증금 반환 1만1513건 등 총 18만1971건의 대출이 이뤄졌다. 이 중 주택가격 6억원 이하 비중 72.5%, 2030세대 대출은 58.1%로 가장 큰 숫자를 차지하는 등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HF는 특례 제도로 인해 이용자가 폭증하자 신속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HF 기존 주택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고객은 각종 서류를 각각의 관공서에서 발급받아 제출하는 것이 필수였다. 이를 개선하고자 HF는 홈페이지와 앱에서 서비스 신청에 필요한 서류들을 한 번으로 제출할 수 있게 했고, 특히 HF가 46종의 행정정보를 직접 수령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업무 속도를 크게 높였다.
이와 함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공급과 채권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 금융사와의 연계도 강화했다. HF는 지난 5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과 ‘커버드본드 지급보증협약’을 맺고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보통 금융사는 소비자에게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공급할 경우 해당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이 때 HF가 커버드본드에 지급보증을 제공해 금융사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돕는다.
이 경우 일반 가계의 입장에서는 저리의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어,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가계경제을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다.
HF는 주택연금 수령 가능자를 실버타운 입주민에게도 적용해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행보를 보였다.
그간 주택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입주택에 실거주가 필수적이었으나, 고령으로 △실버타운 △노인복지주택 △양로시설 등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해당 주택에 세입자를 구할 수 있게 해 소득이 부족한 노년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이에 더해 가입대상 주택가격을 시가 2억원 미만에서 2억5000만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하고, 주택연금 개별인출한도 45%에서 50%로 확대해 더 많은 고령자들의 노후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준우 HF 사장은 최근 “사회 배려층과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포용적 주택금융을 실천하고, 신혼가구 및 생애 최초 구입자 등 우선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주택연금 가입자의 혜택을 늘리고 가입 요건 등을 완화함과 동시에 IT기술 기반 모기지 시스템으로 신속성과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