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법리스크 불확실성 키워"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산업계에서 '중후장대' 업종을 중심으로 통상임금 소송이 잇따르는 등 노사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재계는 노조 사법리스크까지 더해져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와 한화시스템 노조 등이 통상임금 지급 소송전에 나선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9일 법원에 통상임금 소송 소장을 제출했고 한화시스템 노조도 7월 중 소를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올해 초 현대제철 노조는 소송을 낸 지 11년만에 통상임금 소송에서 최종승소했다.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대제철은 임금 차액 지급분 443억원과 수당 지연에 따른 손해비용 350억원 등 총 785억원을 지급하게 됐다.
또한 금호타이어도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줄패소하면서 대법원에서 원심 확정 시 합산 지급액만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쟁점은 올해 대법원 선고가 예정된 노동 사건의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 여부'와 '통상임금 제외 기준인 재직자 요건의 유효성 여부' 등이다.
대표적으로 현대해상 1, 2심의 경우 모두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받았다.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다면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세 계류중인 세아베스틸 사건에도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직자 조건 무효 여부를 다투고 있어서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최초로 세아베스틸의 재직자 조건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파장이 인 바 있다.
재계에서는 노사갈등 심화와 소송전 확산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한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간 내수침체로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문의 사법리스크가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기상여금에 대한 재직자요건 등에 대해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 계류 중인 세아베스틸 사건 등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명확한 해석론을 제시를 해야 될 것"이라며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토대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사회적 혼란이나 갈등을 줄이는 방향일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