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한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 | 2024년 6월 4일. 시리즈A 단계에서 약 1400억원을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미국에 등장했다. 엑시머 에너지(Xcimer Energy, 엑시머)라는 이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은 2022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관성 융합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관성 융합 기술은 매우 강력한 레이저를 사용해 작은 연료 캡슐을 압축하고 가열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태양에서의 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재현하는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방사성 폐기물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게 되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연료로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수소의 특수한 형태로 각각 중성자가 하나 또는 두 개 더 있는 수소 원자들이다. 중수소는 물에 소량 존재하며 삼중수소는 원자력발전 등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물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들은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또는 두개 더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라서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이라는 장점이 있다.
만약 이번에 투자 받은 엑시머의 기술이 산업계에 실제로 적용된다면 에너지 생산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 될 것이다.
엑시머는 스스로 검증한 핵융합 기술을 산업 규모로 확장해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이번 투자유치를 진행했다고 한다. 1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시리즈A 투자에는 브레이크쓰루 에너지벤처스, 로우카본 캐피탈, 프렐류드 벤처스 등 유명 에너지, 친환경 벤처캐피탈들이 참여했다. 이 자금으로 미국 덴버에 새로운 시설을 설립하고 세계 최대의 프로토타입 생산설비인 ‘레이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엑시머에서 만드는 ‘레이저 시스템’을 쉽게 설명하자면 다음와 같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작은 캡슐에 밀봉하고 여러개의 강력한 레이저가 동시에 연료 캡슐에 발사돼 매우 강력한 에너지 펄스를 만든다. 레이저가 연료 캡슐을 강하게 때리면 캡슐이 폭발하면서 내부 연료를 압축해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이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서로 융합하고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이 과정이 핵융합이고 방출된 핵융합 에너지가 열로 변환돼 결국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엑시머의 CEO인 코너 겔로웨이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상업적 관성 융합 에너지로 가는 길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이 없는 경제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원의 발명은 인류의 꿈이었다. 태양은 인류 역사상 한결같은 숭배의 대상이었고, 그 태양을 작은 크기로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역시나 어마어마한 상상력이 뒷받침된 멋진 도전이다.
우리나라도 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KSTAR라는 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준비 중이고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핵융합 산업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원자로 기술을 수출하듯 우리의 핵심 산업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아직 민간에서 기업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스타트업 ‘엑시머’가 성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1%의 성공 가능성이라도 큰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 자본의 ‘달라투자’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