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의 화두는 '반값 전기차'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하이브리드차 대비 전기차의 전체적인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 높아지는 충전 전기비, 낮아지는 보조금과 아직은 불편한 충전인프라는 물론이고 전기차 화재 등 전체적으로 미덥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도 하다. 이러한 단점을 한꺼번에 날리는 방법은 전기차의 가격을 크게 낮춰 '반값 전기차'로 구현하는 방법이다.
'반값 전기차'를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게임체인저가 바로 전기차용 고단 자동변속기 탑재다. 현재 전기차는 모터의 높은 고속 회전수를 감속기를 거쳐서 낮은 속도로 변경하여 바퀴에 전달하는 특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에너지 낭비가 커서 상대적으로 높은 용량의 모터를 사용해야 하고 더욱 큰 배터리를 사용하여 무게는 물론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는 상태다. 물론 기존 내연기관차와 같이 변속기를 사용하면 좋은 효과가 나오지만 내연기관차에 사용하는 변속기 기술은 유압이나 복잡성과 크기, 무게 등 어느 하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어서 별도로 새롭게 개발 보급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5년 전부터 포르쉐 타이칸이라는 전기 스포트카에 후륜에 2단 변속기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 좋은 효율을 나타낼 정도로 성과가 크다. 이 시스템이 입증되자 같은 그룹인 폭스바겐그룹에서 계열사인 아우디 e트론에 똑같은 2단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의 이륜차 제작사인 캠코에서 4년 전에 2단 변속기를 전기이륜차에 양산형으로 탑재하고 있고 재작년 말 글로벌 대용량 변속기 회사인 미국의 이튼은 전기버스에 개발한 4단 변속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 정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차용 변속기의 모두라 할 수 있다. 추후 개발이 진행되면서 전기차에 제대로 된 5단 이상의 고단 변속기가 탑재된다면 전기차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아마도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이상의 효과라 할 수 있다.
고단 변속기를 전기차에 탑재하면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 우선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이 하나의 요소만으로 획기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장치의 간소화, 무게 감소, 모터 수명 연장은 물론 냉각장치도 없어서 비용 감소는 기본이고 배터리 용량을 적게 하면서 주행거리가 느는 만큼 일석 십조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반값 전기차' 구현의 첨병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글로벌 기업은 전력을 기울여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초격차 신기술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이미 전기이륜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해 양산형으로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어 기대가 된다. 이미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중국, 인도네시아 등은 이미 접촉을 진행해 곧 일반 전기차와 이륜차 등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기술이 우리보다 해외 경쟁국에 제공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반값 전기차'는 머지않아 구현될 것이다. 이 구현을 위한 첨병 역할을 국내 벤처기업이 제대로 진행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